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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자성체 내 블랙홀, “블로흐 점(Bloch point)”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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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소재공학부 작성일19-03-07 13:37 조회1,2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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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석 신소재공학부 교수팀,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핵심 구조, 블로흐 점 형성 방법 제시

블로흐 점 동역학 세계 최초 관측…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2019.03.05/박태진/대외협력팀​ 

우주 블랙홀 중심에 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우리가 아는 중력의 기준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있기 때문이다. 나노 세계에서도 이런 특이점을 찾을 수 있는데, 자성체(Magnetic Material) 내부에 존재할 수 있는 블로흐 점(Bloch point)’이다.

천체물리학에서 특이점인 블랙홀(오른쪽 위)처럼, 나노 자성체 내에서도 특이점, 즉 블로흐 점이 존재할 수 있다.

천체물리학에서 특이점인 블랙홀(오른쪽 위)처럼, 나노 자성체 내에서도 특이점, 즉 블로흐 점이 존재할 수 있다.

블로흐 점에서는 자성체 내부의 스핀(Spin)이 사라져 0이 된다(스핀 특이점). 또 우주의 시공간이 블랙홀을 중심으로 비틀려지듯, 블로흐 점이 있는 자성체에서는 스핀 방향이 이 점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처럼 휘감은 형상을 보인다. 이 독특한 구조체가 바로 미래 반도체 기술로 꼽히는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분야의 핵심 구조 중 하나다.

하지만 블로흐 점은 블랙홀과 비슷하게 매우 높은 에너지가 아주 작은 공간에 밀집된 형태다. 이런 특이점을 나노 자성체 내부에 안정적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블로흐 점을 나노 자성체 내에 안정적으로 만드는 실험이 성공하면서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기석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나노 자성체 내부에 블로흐 점을 쉽게 형성시킬 구조를 제안하고, 이 구조를 가진 디스크 형태의 나노 자성체에서 블로흐 점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 걸 실험으로 규명했다. 블로흐 점의 존재를 이론이나 계산으로 증명한 연구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실험으로 이 구조체를 형성하고 움직임 특성을 관측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 제1저자인 한희성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디스크 형태의 나노 자성체를 이용하는 이번 방식은 제작이 간단하고 블로흐 점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론과 계산만으로 연구하던 블로흐 점의 다양한 특성을 실험으로 빠르게 확인하게 되면 스핀트로닉스 소자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양한 형태의 블로흐 점

다양한 형태의 블로흐 점

스핀트로닉스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기 어려워지면서 등장한 분야다. 전자의 양자역학적 성질인 ‘스핀(Spin)’과 전자의 전하를 이용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자의 전하와 스핀을 모두 이용한 전자소자’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실리콘 반도체보다 작은 크기에서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것으로 기대돼 산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대칭 형태의 퍼말로이(Ni80Fe20, Permalloy) 물질을 이용해 디스크 형태를 만들고, 표면에 자기 소용돌이가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연구진은 이 구조에서 블로흐 점이 쉽게 형성될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 퍼말로이 구조에서 표면에 형성된 자기 소용돌이의 위상 특성에 따라 블로흐 점이 쉽게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적으로 측정한 3마이크로미터(㎛) 지름과 100나노미터(㎚) 두께를 가진 비대칭 디스크 내에 형성된 자기 구조. 왼쪽부터 블로흐 점이 하나 있는 구조, 두 개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실험과 내부 스핀 구조에서 흰색과 적색은 위쪽 수직 자화를 의미하며, 검은색과 청색은 아래쪽 수직 자화를 의미한다.

실험적으로 측정한 3마이크로미터(㎛) 지름과 100나노미터(㎚) 두께를 가진 비대칭 디스크 내에 형성된 자기 구조. 왼쪽부터 블로흐 점이 하나 있는 구조, 두 개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실험과 내부 스핀 구조에서 흰색과 적색은 위쪽 수직 자화를 의미하며, 검은색과 청색은 아래쪽 수직 자화를 의미한다.

 

블로흐 점의 관측에는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시간 분해능 X선 투과 현미경을 이용했다. X선 투과 현미경은 자성체 구조를 대상으로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초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장비라는 점에서 선택됐다. 관측을 통해 연구진은 주변 자화 구조에 따라서 블로흐 점을 분류하고, 자기장에 의한 안정성을 파악하고 블로흐 점의 움직임 특성도 처음으로 관측했다.

자기장 인가에 따른 블로흐 점의 이동. 블로흐 점이 자성체 내에서 파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블로흐 점의 이동은 표면에 존재하는 자기 소용돌이의 운동에 의해 야기된다.

자기장 인가에 따른 블로흐 점의 이동. 블로흐 점이 자성체 내에서 파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블로흐 점의 이동은 표면에 존재하는 자기 소용돌이의 운동에 의해 야기된다.

 

이기석 교수는 “그동안 미지의 스핀 구조체로 여겨졌던 블로흐 점을 X선 투과 현미경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관측했다”며 “블로흐 점의 움직임 특성과 주변 자성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냄에 따라 나노 자성 구조체의 위상 변화 연구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블로흐 점의 동역학과 물리적 성질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첫 번째 연구”라고 강조하며, “향후 블로흐 점에 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기반을 마련해 미래 초고속 반도체 소자 기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5()에 게재됐다. 공동 제1저자는 LBNL의 임미영 박사와 한희성 연구원이며, 교신저자로 이기석 교수와 함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홍정일 교수도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집단연구지원사업, 해외우수기관유치 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산하 어드밴스드 라이트 소스(Advanced Lignt Source) 방사광 가속기의 여러 빔 라인 중 6.1.2를 이용했다. 가속기 저장 링 내에서 가속되고 있는 전자에서 방출된 부드러운 X선(soft X-ray)을 디스크 형태의 자성체 시편에 투과시켰다. 이 방법은 약 10나노미터(㎚) 분해능으로 스핀 구조 관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산하 어드밴스드 라이트 소스(Advanced Lignt Source) 방사광 가속기의 여러 빔 라인 중 6.1.2를 이용했다. 가속기 저장 링 내에서 가속되고 있는 전자에서 방출된 부드러운 X선(soft X-ray)을 디스크 형태의 자성체 시편에 투과시켰다. 이 방법은 약 10나노미터(㎚) 분해능으로 스핀 구조 관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논문 내용을 더 자세히
Dynamics of the Bloch point in an asymmetric permalloy disk

| 연구배경 | 

실리콘 기반 반도체의 집적화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구로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가 떠오르고 있다. 스핀트로닉스란 전자의 양자역학적 성질인 ‘스핀(Spin)’과 전자의 전하를 이용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를 융합한 단어로, 전자의 전하와 스핀을 모두 다루는 기술을 뜻한다.

스핀트로닉스 기술 중 위상 스핀 구조체(Topological spin structure)’ 연구는 초고속 스핀트로닉스 소자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위상 스핀 구조체는 물질 내 스핀들이 이루고 있는 득특한 형태의 구조를 의미한다. 자구(Domain)과 자구 사이의 경계벽인 ‘자구벽’, ‘자기 스커미온(Skyrmion)’, 소용돌이 형태의 수평 자화구조와 중십부 수직 자화가 존재하는 ‘자기 소용돌이’ 등이 있다(참고로 셋은 모두 2차원 물질 내에서 존재). 이들은 위상 보존성으로 인해 자성체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위상기하학적 특성에 따라 독특한 동적 거동을 보여줘 정보 처리 소자 및 저장 소자로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기존 자성 분야에서 대부분의 위상 스핀 구조체 연구는 2차원 물질 내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2차원 위상 스핀 구조체는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중에 쉽게 파괴되고, 운동 중 물질 내 결함을 만나면 움직임을 멈추는 피닝(Pinning) 현상이 있다. 이런 단점 때문에 2차원 위상 스핀 구조체는 초고속 스핀트로닉스 소자를 구현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3차원 위상 스핀 구조체이며 자성체 내의 특이점인 블로흐 점(Bloch point)’의 경우, 빠른 속도에서 그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위상 스핀 구조체와 달리 블로흐 점 연구는 미흡한 상태이며, 공개된 연구 결과도 이론과 계산에만 그쳐 있다. 참고로 블로흐 점은 자성체 내부에서 스핀들이 사라지는 지점이다. 자성 물질 내 유일한 특이점이며 블로흐 점 주변의 자화 구조에 따라서 몇 가지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 연구내용 | 

본 연구진은 X선 투과 현미경(Magnetic soft X-ray microscopy, MTXM)을 이용해 100두께의 디스크 내부에 존재하는 블로흐 점을 실제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MTXM은 블로흐 점이 물질 내부에 존재하고 원자 단위의 작은 크기임을 고려해 선택한 장비다. 이 장비는 자성체 내부의 스핀 구조를 관측해 이미지로 만들 수 있고, 높은 공간 분해능을 가진다.

블로흐 점을 관측한 디스크로는 비대칭 형태의 퍼말로이(Ni80Fe20, Permalloy) 물질을 사용했는데, 표면에 자기 소용돌이가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연구를 통해 퍼말로이의 구조에서는 표면에 형성된 자기 소용돌이의 위상 특성에 따라 블로흐 점이 쉽게 형성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대칭 디스크 내에 존재하는 블로흐 점의 경우, 디스크의 비대칭성과 블로흐 점의 위상 특성으로 인해 4가지 구조로 나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도 성공했다.

디스크 내에 자기장을 끌어와 더해줄 경우, 블로흐 점은 파괴되지 않고 움직였다. 원래 블로흐 점은 주위의 원자 격자의 피닝 현상으로 인해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디스크 내에서는 자기장에 의해 표면에 형성된 자기 소용돌이가 움직이면서 블로흐 점도 움직였다. 이는 블로흐 점의 높은 안정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기장에 의한 블로흐 점의 반응 정도를 보여주는 최초 연구 결과다.

본 연구진은 시간 분해능을 가지고 있는 MTXM 장비를 이용해 3나노초() 크기의 펄스 폭을 가진 자기장을 디스크에 걸어줬을 때 블로흐 점의 동적 거동을 관측했다. 블로흐 점이 디스크 내에 존재하는 경우, 블로흐 점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와 다르게,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는 블로흐 점의 피닝 현상으로 인한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 기대효과 | 

기존 연구에서 블로흐 점을 실험적으로 관측한 경우는 시료 제작이 비교적 복잡한 실린더 형태의 구조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구조는 단순 증착 공정과 식각 공정을 통해 빠르게 시료를 제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알려진 구조보다 블로흐 점을 쉽게 형성시킬 수 있어, 많은 후속 연구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로흐 점 동역학 연구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소자를 대체할 초고속 스핀트로닉스 소자를 설계하는 핵심 기술로 여겨지므로 산업계에서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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